고도비만 다이어트 후기, 40대 중반에 시작한 이야기

시작부터 쉽지 않았던 고도비만의 현실

저는 40대 중반의 평범한 주부예요. 사실 제 체형은 어릴 때부터 통통한 편이긴 했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고 나서 살이 급격히 찌기 시작했어요. 직장생활, 육아, 집안일까지 겹치다 보니 자기 관리라는 건 꿈도 못 꿨고,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푸는 일이 많았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제 몸무게는 세 자리를 넘기게 됐고, 병원에서 “고도비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그전까진 그냥 좀 살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지, 건강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건강검진 결과도 심각했어요. 지방간, 고지혈증, 혈압 상승. 뭔가 하나만 비정상인 게 아니라 온몸이 다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었어요. 그날 의사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그러시더라고요. “이대로면 당뇨나 고혈압 약 드셔야 할 수도 있어요.”

그때 결심했어요. 이번엔 진짜 다이어트 해보자고. 단순히 살을 빼는 게 아니라, 진짜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초반 2주는 진짜 지옥 같았어요

처음엔 혼자서 해보려고 했어요. 유튜브 보면서 홈트 따라하고, 저탄고지 식단도 해보고, 굶는 것도 해봤죠.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고도비만은 그런 식으로는 버티기 힘들더라고요.

무릎에 무리가 너무 와서 스쿼트 같은 건 아예 못 했고, 걷기만 해도 숨이 차고, 계단 한 층만 올라가도 심장이 벌렁벌렁했어요. 식단도 처음엔 ‘의지’로 버텼지만, 며칠 지나니까 진짜 미칠 것 같더라고요. 배는 계속 고프고, 짜증은 나고, 몸도 무겁고.

그래서 한동안 또 포기할까 싶었어요. 이게 나한텐 너무 어려운 일인가 싶었죠.

방법을 바꿨더니 조금씩 길이 보였어요

그러다 건강관리센터에서 운영하는 비만 프로그램에 등록하게 됐어요. 체중 감량만이 아니라 심리 상담, 식단 교육, 운동처방까지 같이 해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거기서 제일 좋았던 건 ‘속도 조절’을 알려줬다는 거예요.

무조건 빠르게 빼는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하루에 15분 걷기부터 시작했어요. 집 앞 공원 벤치 몇 바퀴 도는 수준이었어요.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았지만, 땀은 줄줄 흘렀고 처음엔 허리가 너무 아팠어요.

식단도 갑자기 닭가슴살만 먹는 게 아니라, 평소 식사에서 하나씩 줄이는 방식으로 했어요. 예를 들면, 밥 반 공기 → 나중엔 잡곡밥 반 공기 → 이후엔 샐러드 위주 식단으로 천천히 전환.

이렇게 하니까 몸이 적응하더라고요. 배고픔도 덜하고, 포만감 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체중이 줄면서 몸과 마음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체중계 숫자였어요. 한 달 만에 5kg이 빠지더니, 3개월쯤 지나고 나서는 13kg이 줄었어요. 숫자만 보면 ‘별로 안 빠졌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제 생활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 계단을 숨 안 쉬고 오를 수 있게 됐고

  • 무릎 통증이 줄었고

  • 자고 일어날 때 허리 뻐근함이 사라졌고

  • 무엇보다 피곤함이 확 줄었어요

그리고 마음도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외출 자체가 싫었어요.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럽고, 옷도 예쁘게 맞는 게 없고. 근데 체중이 줄고 나니까 거울 볼 때마다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옷 입는 재미도 생기고, 나가서 사진 찍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아졌어요. 이런 게 다이어트의 진짜 효과 같았어요.

정체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꺾이지 않았어요

5개월쯤 지나니까 체중이 멈추더라고요. 아무리 운동하고 식단 지켜도 숫자가 안 내려가요. 그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내가 잘못하고 있나?’ ‘이쯤에서 포기해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근데 그때 같이 상담하던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정체기는 몸이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시기를 지나면 다시 변화가 온다.” 그 말 믿고 그냥 루틴을 계속 지켰어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엔 따뜻한 물 마시고, 10분 걷기부터 시작해서 스트레칭하고, 식단은 유지했어요.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다시 2kg가 빠졌어요.

그때 느꼈어요. 다이어트는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라는 걸요.

10kg 이상 빠졌을 때 진짜 느꼈던 변화들

지금은 시작한 지 8개월이 넘었고, 총 18kg 정도 빠졌어요. 여전히 고도비만 범주이긴 하지만, 정말 많은 게 달라졌어요.

  • 약 없이도 혈압이 안정됐고

  • 간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 예전보다 2시간은 덜 피곤한 삶을 살고 있어요

  • 옷도 2~3사이즈 줄었고

  • 무엇보다도 제 자신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살을 빼는 과정은 몸을 바꾸는 게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었어요. 누가 봐도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제 인생에 있어선 가장 큰 전환점이었어요.

마무리하며, 고도비만 다이어트 고민하는 분들께

고도비만 다이어트는 절대 하루 이틀로 되는 일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도 아니에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 하나였어요.

천천히, 무리하지 않게, 대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이게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어요.

만약 지금 체중 때문에 건강에 걱정이 되거나, 거울 속 내 모습이 자꾸 낯설게 느껴진다면, 오늘부터 딱 10분만 산책해보세요. 정말 그 한 걸음이 나중에 보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어요.

한 줄 요약

“고도비만 다이어트는 몸을 바꾸는 게 아니라, 결국 내 삶을 다시 돌보는 과정이었어요.”